[이슈] 미국과 중국 환율전쟁, '홍콩보안법 갈등'에 이어 '환율 갈등'
최근 급등했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27일 다소 내렸습니다.
중국의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28% 내린 7.1092위안으로 고시했습니다.
전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은 7.1293위안까지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월 27일 이후 1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미국은 달러 당 7위안을 환율 방어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달러 당 7위안이 넘자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기도 할 정도로 환율은 민감한 사안입니다.
이처럼 최근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간 '환율 전쟁' 재발 우려가 커졌습니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기본적으로는 홍콩보안법을 둘러싼 미중 갈등 격화로 인한 불확실성 고조와 중국 재정 적자 확대 등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중국이 즉각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지 않고 위안화 가치 하락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기도 합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 환율 상승은 잠시 멈췄지만 중국이 28일 전국인민대표대회 회의에서 미중 갈등 폭발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홍콩보안법 제정을 강행할 예정인 가운데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미국에게 보복하기 위한 인위적인 조작인지 아니면 미중 갈등 상황 속에서 자연스런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냐는 점입니다. 하지만 아직 중국 정부나 인민은행의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이 코로나19 책임론 등 공세를 중국에 퍼붓고 있는 상황인 만큼 중국이 환율로 인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 상황을 어느 정도 즐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습니다.
다만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계속 낮아지게 되면 중국내 외국 자본의 유출 가능성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만큼, 중국이 이런 상황을 오랫동안 방치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에는 반도체로 시작해 '관세전쟁'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다양한 분야에서 날카로운 대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작년과 같이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활용한 반도체 제조사가 미국의 허가 없이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금융 분야에서도 양국은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중국 기업을 겨냥해 상장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미국 상원은 최근 외국인 회사 문책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외국 기업이 미국 증권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미국 기관의 회계 감사를 통과해 투명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 법안 발의 배경입니다. 법안에서 중국 회사를 직접 거론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외국 회사 절대 다수가 중국 회사여서 사실상 '중국 기업 상장 제한법'입니다.
골드만 삭스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 1차 상장한 중국 기업의 시가 총액이 천 백조 원 규모로, 미국 시장의 3.3%에 이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복귀 준비를 한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에 여러 분야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인데, 문제는 우리나라에 미칠 파장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금융시장에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은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다시 떠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아직 증시와 환율 등 금융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불거졌지만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은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관세' 등의 요인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양국이 당장 경제성장률을 방어해야하는 상황에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카드는 당분간 꺼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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