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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돈 이야기 (Happy Money Story)

투자에 대한 이야기/주식 투자 이야기 +32

개미의 위력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의 힘에 눌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5월 들어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3조 원가량 매도를 했지만, 개인은 이를 모두 받아내며 지수를 오히려 끌어올렸습니다. 과거와는 다른 개미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8.18포인트 내린 1970.13으로 마감했지만, 지난 21일에는 개장과 함께 2000선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틀 연속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약세를 면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5월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은 각각 3.9%, 10.4% 상승했습니다.

 

 

이 같은 지수의 상승은 개인의 강력하고 꾸준한 순매수가 이끌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총 343억 원 순매수를 했습니다. 지난 19~20일 차익매물을 내놓으며 13000억 원 가량 매도세를 기록했지만, 그 이외에는 거의 매일 매수에 나서4조원 이상 순매수를 한 것입니다.

 

단기간 지수가 10% 이상 급등한 코스닥에서도 개인은 3343억 원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511일부터 개인은 7거래일 연속 매수에 나서며 6691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코스닥 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자 외국인도 지난 19일에서 213거래일 동안 1100억 원 순매수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주식을 사기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3월 말 처음으로 45조원을 돌파한 뒤 현재까지도 42조원 안팎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여전히 주식을 사들일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개인 자금이 대거 주식 시장에 들어오면서 우리 증시의 하방 지지력이 강해졌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당분간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시장을 주도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로 시장이 상승하는 것을 보고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세를 가볍게 보던 전문가들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진화하는 개미 - 주식공부 열풍

최근 동학개미들의 투자열품과 함께 주식 공부에 매진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서점에서는 재테크 관련 책들이 불티나게 팔리며,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주식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몇 백 명씩 모여 있는 단체 채팅방이 수도 없이 나온다고 합니다. 유튜브에서도 투자 관련 콘텐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 심지어 아프리카TV에서도 투자 관련 방송이 인기 순위권에 오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주식 시장에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개인 투자자들이 많아지자 발생한 현상입니다. 일각에서는 개미들이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등 똑똑해졌다는 의미로 '스마트 개미'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최근의 상황에는 '주험생'(주식+수험생)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기도 합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변화가 눈에 띈다고 설명합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막연하게 삼성전자 등 우량주 위주의 투자를 하던 개미들이 원유 폭락 사태를 계기로 더 깊은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국제 원유 가격 폭락에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본 많은 개미들과 이 사태를 목격한 개미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공부에 뛰어들었다는 것입니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이 부정확한 정보에 휩쓸리는 일을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교과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검증된 교습법이 있지도 않다", "최근 유튜브 등에서 정보를 듣고 투자를 했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종종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익절이냐 보유냐

최근 며칠간 해당 주가가 계속 오르면서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약간의 수익이 났는데, 적은 돈이라도 '익절'을 할지 이왕 산 것 장기투자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분위기에 휩쓸려 종목 분석도 제대로 안하고 투자했는데, 언제 또 떨어질지 걱정을 하거나 국내·외 경제는 여전히 안 좋다는 소식이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지금이라도 주식 투자에 뛰어들지 고민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여전히 많다고 합니다. 아직 올해 초 수준의 주가에 크게 못 미치는 우량주들이 여럿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실물경제 지표와 상관없이 주식시장이 과열되는 현상에 우려를 표하고 있기도 합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부 주식 투자자들이 실물경제 지표가 악화되는 걸 다소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일단 실적이 회복돼야 주가도 안정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동학개미'들은 과거의 개인들에 비해 '스마트' 하게 변한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에 대한 고민과 주식공부 등으로 여전히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