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미국, 홍콩 특별지위 박탈 절차 착수 예고

미국 홍콩의 특별 지위 박탈 예고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따라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기 위한 조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홍콩이 나머지 중국으로부터 별도의 관세 및 여행 구역이라는 특혜 대우를 철회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은 홍콩의 자치권 침해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여한 중국과 홍콩 관계자들을 제재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중국이 홍콩에 대한 '일국양제' 약속을 '일국일제'로 대체하려 한다. 따라서 홍콩을 특별대우 정책 면제를 제거하는 절차를 시작하도록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는 국제사회의 반발 속에 지난 28일 홍콩 내 반정부 활동을 금지하는 보안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미국은 이 같은 중국의 움직임에 맞서 홍콩의 자치권 재평가와 특별 지위 박탈 등 초강경 대응을 경고했었습니다.

 

미국은 1992년 '홍콩 정책법'을 마련해 홍콩이 1997년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된 이후로도 관세,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의 영역에서 홍콩을 중국 본토와 다르게 특별 대우해 왔습니다.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은 비자 조건 완화, 대중 관세 면제 등 홍콩이 누려온 혜택이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되면 홍콩에서 외국자본이 대거 이탈하면서 홍콩이 그동안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 맡아온 역할도 위축될 전망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에 대한 책임론을 놓고 충돌하는 가운데 홍콩 보안법 문제를 둘러싼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양국의 갈등은 점점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이날의 발표로 미국은 홍콩과 맺고 있는 범죄인 인도조약, 기술사용에 관한 수출통제 등 홍콩과 맺고 있는 모든 협정에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즉 앞으로 미국은 중국의 여행 제한, 관세 우대조치, 미국 내 중국인 대학원 유학생을 추방 조치 등 전 방위적인 제한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미국이 홍콩의 특별무역지위를 박탈한다면 단기적으로 우리의 수출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지위 박탈이 현실화한다면 그간 홍콩이 보유한 금융·물류 인프라와 조세 체계, CEPA 협정 등을 이용해 대중국 수출·투자 채널로 홍콩을 활용하던 국내 기업들에게는 차질이 생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특히 중소·중견 수출기업은 중국 직수출로 전환하는 데 물류비용이 늘고 대체 항공편을 확보하기까지 단기적으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홍콩을 경유해 중국으로 재수출하는 비중이 98.1%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중·장기적으로 홍콩의 허브 기능이 아예 상실된다면 홍콩 경유 재수출을 중국 직수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바이어 구매비용이 커지는 등 부담이 커질 수 있고,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시스템반도체에서 메모리반도체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우리나라의 대홍콩 수출의 70%는 반도체며 특히 메모리반도체가 그 가운데서도 79.5%를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더욱 확대됐을 때 기회 요인도 있을 수 있습니다. 중국이 홍콩을 경유한 대미 수출길이 막힌다면 우리 기업의 대미 수출이 상대적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과 경쟁이 치열한 석유화학, 가전, 의료·정밀광학기기, 철강, 플라스틱, 통신장비 등이 대표 사례로 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