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돈 이야기 (Happy Money Story) :: [이슈] 홍콩 보안법 제정, 홍콩에서 철수하는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

재미있는 돈 이야기 (Happy Money Story)

홍콩 재벌, 홍콩 보안법 지지

홍콩의 재벌 상당수가 홍콩 보안법을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홍콩 최대 갑부 리카싱 전 청쿵그룹 회장과 호텔업계 부호 마이클 카두리도 개인적으로 지지 의사를 나타냈습니다.

 

 

또 리자오지의 헝지 부동산, 궈빙롄의 선훙카이그룹 등이 속해있는 부동산 개발업 협회도 "안정과 번영"을 이유로 법안에 대한 지지를 발표했으며,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의 최대 주주인 스와이어 퍼시픽을 비롯해 갤럭시 엔터테인먼트, 자딘 매디슨 등의 기업 총수 일가도 유사한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사업체와 거주지를 옮기지 않는 한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특히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으면 반대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지지 의사를 확실히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아의 금융 허브 홍콩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기 5년 전인 1992년 미국은 '홍콩 정책법'을 만들었고, 이에 따라 홍콩은 중국과 구별되는 독립적인 지위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홍콩 보안법이 제정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도 미국 정부는 중국에 25%에 달하는 추가관세를 매겼지만, 홍콩은 제외했습니다. 특히 민감한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는 기술과 제품들도 거래할 수 있었습니다. 또 홍콩인들에게는 중국 본토인들과 달리 비자도 쉽게 내줬습니다. 홍콩에서 미국으로 건너가는 사람은 연간 15만 명이나 됩니다.

 

 

이에 따라 홍콩은 중국과 다른 나라를 잇는 중계무역을 바탕으로 세계 금융의 중심지(허브)로 성장했습니다. 대중국 외국인 직접투자의 70%는 홍콩을 거칩니다. 중국과 홍콩 간에는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 맺어져 홍콩 기업은 더 쉽게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 홍콩에서 발 뺀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중국 공산당의 홍콩 보안법 제정에 따라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 지위가 흔들릴 위기에 처하자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처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즉 중국의 홍콩 보안법 제정 움직임에 글로벌 기업들과 투자자들은 싱가포르와 대만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합니다. 보안법이 통과되면 홍콩 경제의 투명성·기본적인 정치적 자유를 보장받지 못하고, 경제성장이 저해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주의 거대 기업으로 손꼽히는 맥쿼리는 이미 홍콩 국제파이낸스센터 건물에서 사무실을 빼고 있으며, 일본 증권사 노무라도 홍콩 사무실에 내고 있는 임대비를 대폭 줄일 계획에 있습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금융 중심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고, 이에 많은 글로벌 은행과 증권사들이 싱가포르로 진출하며 이미 또 다른 아시아 금융 허브로 자리를 잡은 상황입니다.

 

 

대만의 경우 홍콩과 문화적으로 유사성을 띄고 있고, 지리적으로도 멀지 않은 점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대만은 또 중국의 통제 시도를 강하게 거부하고 있어 홍콩처럼 중국화될 가능성이 적다는 것도 매력 중 하나로 보입니다.

 

그런데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한국과 일본은 새로운 투자처로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이 홍콩을 대체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금융'입니다. 한국과 일본 모두 제조업에는 뛰어나지만 금융 분야는 뒤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은 금융 부분에서 규제가 너무 많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한국이 헤지 펀드 등의 투자를 적극 지원하고 규제를 대거 완화하면 홍콩을 대신할 금융 허브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하기도 합니다.

 

 

홍콩 사태와 우리나라의 영향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특별지위 박탈에 대한 경고가 엄포에 그치면서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홍콩과의 교역량과 금융시장의 연관성을 고려할 때 홍콩 이슈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홍콩은 우리나라 수출액이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국가입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액도 70% 이상이 홍콩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또 우리나라는 홍콩을 통한 자금 조달 규모가 아시아 국가 중 가장 큰데, 홍콩H지수를 기초로 주가연계증권인 ELS의 잔액도 28조 원에 이릅니다. 홍콩 관련 ELS 잔액은 전체의 60%가 넘을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