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돈 이야기 (Happy Money Story) :: 재미있는 돈 이야기 (Happy Money Story)

재미있는 돈 이야기 (Happy Money Story)

연봉 7,000만 원인 홍준 씨는 왜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늘기만 할까요?

 

“우선 빚부터 갚고 저축은 그 뒤에 생각하려고요. 세금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3% 이상 높잖아요. 그래서 당연히 마이너스 통장부터 모두 갚고 나서 저축을 할 생각이에요.”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을 보면 금액에 상관없이 모두 이와 비슷한 말을 합니다. 빚을 먼저 갚아야 하며 이런 사정에 적금을 붓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이죠. 얼핏 들으면 모두 맞는 말 같습니다. 대출 금리는 적금금리보다 높으니까요. 특히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금리는 높기 때문에 이것부터 빨리 갚아버리는 것이 이득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행동과 심리는 논리나 산수로 설명이 안 된다는 것이 문제겠지요.

 

돈은 논리로 설명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홍준 씨가 직장생활을 시작한 5년 전부터 월 30만 원씩 5년 만기 정기적금에 넣었다고 해 보죠. 과연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이 지금보다 늘었을까요? 적금 때문에 생활이 불편해졌을까요?”

“그럴 것 같지는 않아요. 그때도 세금 제하고 월 350만 원 정도 받았으니 월 30만 원이 없어도 별로 티도 안 났을 거예요. 마이너스 통장의 빚이 더 늘어났을 것 같지도 않고요.”

“그렇지요? 만약 월 30만 원을 5년 만기 적금에 넣었다면 지금 원금만 1,800만 원이 됩니다. 오늘이 만기여서 그 돈을 받았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요?”

“당연히 마이너스 통장의 빚부터 갚겠죠. 그러고도 800만 원이나 남으니 유럽 여행이라도 갈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빚을 갚고 난 후에 저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저축을 해야 빚을 갚을 수 있습니다. 돈은 논리로 설명이 안 될 대가 있습니다. 한번 쓰는 버릇이 생기면 바꾸기 힘듭니다. 홍준 씨의 경우에는 적게 쓰고 따로 목돈을 모아서 갚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오늘 홍준 씨가 또 저축을 하겠다는 결심을 하지 못하면 5년 후에는 빚이 더 늘어날 수도 있어요.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당장 저축을 해야 합니다.”

 

그날 홍준 씨는 매월 50만 원씩 저축하기로 했습니다. 당장은 저축이 빚부터 갚는 것보다 손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빚을 갚는 것은 이자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의 문제입니다. 잘못된 돈 간리 습관은 저축하는 습관으로 고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홍준 씨는 이제 지출을 줄이는 습관도 같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돈을 순차적으로 모을 때의 문제

 

20대 중에는 재테크를 열심히 하면 경제적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그런데 30대가 되면 '정말 열심히 모아야 가능하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늘어납니다.

그런데 이때 사람들은 보통 경제적 목표들을 '순차적' 방법으로 이루려고 합니다. 사람마다 각자 결혼자금, 전세자금, 노후대비, 내집마련, 자녀 학자금 마련 등 다양한 재무 목표가 있습니다. 돈을 순차적으로 모으려는 사람들은 전세 대출을 모두 갚은 다음에 내 집 마련을 위한 돈을 모으고, 내집마련을 한 다음에 자녀의 대학 등록금과 은퇴준비를 시작합니다. 과연 이것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일까요? 그리고 우리가 자산을 관리할 때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만이 능사일까요?

 

돈은 병렬적으로 모아야 한다

 

재무 목표는 한 가지를 이루고 다른 목표를 시도하는 것보다 여러 목표를 병렬적으로 동시에 준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어떤 재무 목표의 경우에는 사정에 따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고 그 목표를 이루기까지 지켜나가는 것도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대출 없이 내집마련을 하기 위해 목표금액을 저축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또 현실적으로 주택대출자금을 빨리 갚는 것보다 15년 이상 자익대출을 하는 것이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합니다. 또한 일부 대출이 있더라도 연금에 미리 가입하는 것이 처음에는 손해인 것 같지만 나중에 받을 연금 수령액을 감안하면 더 낫습니다. 대출이자는 단리로 계산하지만 연금액은 가입 때부터 복리로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빚이 없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정 목적으로 저축을 한다고 가정해 보면 이는 더욱 확실해집니다.

 

통장 관리는 누가 하나요?

 

30대는 대부분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이제 가정을 이루어 돈을 본격적으로 벌어들이며 관리하는 시기입니다. 이들 30대가 가장 관심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부부간의 돈 관리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정답이 없습니다. 가정마다 수입도 다르고 직업도 다르고 부부의 가치관도 다르니까요. 어떤 가정은 아내가 돈 관리를 잘하고 어떤 가정은 남편이 잘합니다. 이 부분은 각자 자기 가정에 맞게 서로 협의하여 진행하면 됩니다.

 

남편과 아내가 지출을 따로따로?

 

부부의 가치관에 따라 월급을 각자 관리하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부부가 지출 항목을 나누어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 가정의 한 달 지출을 한눈에 볼 수 없어서 지출 통제와 절약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맞벌이 부부가 통장을 각자 관리를 하기로 했다면, 공동 지출 통장에 가각 생활비를 입금하고 이 통장에서 각종 생활비 등이 지출되도록 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공동 지출통장에서 대출 원금과 이자부터 유치원비, 생활비가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지요.

 

 

배우자의 월급을 잘 몰라요

 

공동 지출통장으로 관리하든 돈 관리를 아내 또는 남편이 맡아서 하든 부부가 화목하고 돈이 잘 모인다면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부부 중 누가 돈 관리를 해야 한다는 정답은 없으며 두 사람이 뜻을 모아 잘 관리하면 됩니다.

 

하지만 남자들 중에는 아내가 자신의 월급을 알면 부모님 용돈도 마음대로 드리지 못하고, 뭘 하나 사는 것도 눈치가 보이거나 잔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월급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여자들도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부부가 서로 월급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이것은 좀 아닙니다.

 

각자 관리도 좋고 공동관리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수입과 지출은 서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가정경제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