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인플레이션' 우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플레이션 우려
코로나 19 이후 경제 분야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인플레이션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각국의 경제성장률이 줄줄이 하향 조정된 상황에서 쉽게 상상하긴 어렵겠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이미 구조적 인플레이션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의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는 세계 각국 정부의 부양책과 중앙은행의 양적완화가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대규모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월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 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해 사상 첫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습니다.
중국은 21일 개최하는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10조 위안(약 1727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경기부양책(4조위안)보다 큰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한 응급조치이지만, 이면에는 인플레이션 위기가 도사리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통화이론 전문가인 찰스 굿하트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교수는 "봉쇄가 해제되고 경기부양 패키지가 효과를 내면서 원자재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2021년 5%를 넘어설 수 있고, 최대 10%에 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플레이션 헤지 방법은?
이에 따라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헤지펀드계의 거물'로 알려진 폴 튜더 존스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였다고 지난 7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튜더인베스트먼트 창업자인 존스는 현재 암호화폐를 양적완화에 대한 위험회피 자산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국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급격하게 유동성을 부여해 향후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이에 대한 헤지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주식도 인플레이션 시대의 투자처로 꼽히고 있습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더라도 중앙은행이 금리를 통제하기 때문에 기업은 낮은 금리로 투자자금을 조달해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주식은 이미 10년간의 주가 상승에 따라 높아진 절대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인 자산 수익률이 채권보다 크게 우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적으로 국가 채무 급증
미국은 올해 2분기에 역대 최대 규모인 2조9990억 달러(약 3675조원)의 국채를 발행합니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4% 수준으로서 지난해 국채 발행 규모의 2배이고, 금융 위기 때 기록한 분기 최대 발행 규모 5690억 달러의 5배를 넘는 규모입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는 지난 3월 1일 이후 1조5000억 달러 증가해 총 24조9000억 달러에 이릅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미국 재정적자가 3조7000억 달러에 달하고, 국가채무가 GDP 대비 100% 이상 치솟을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와 스페인,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올해 말 공공부채는 GDP보다 더 커질 전망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탈리아는 부채 비율이 GDP 대비 160% 이상으로 올라가고, 일본은 5조 달러 규모의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1조 달러 이상을 지출하겠다고 선언해 그 비율이 237%를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경제 규모가 위축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추세에서 벗어나는 국가는 드물 것으로 보입니다. 선진국의 경우 2021년이면 평균 국가부채 비율이 120%를 넘어설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예상했습니다.
물론 위기를 넘기기 위해 큰 재정 적자도 불사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코로나 19 이후 찾아올 부채에 대한 부담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빚에 쪼들린 정부는 더 높은 금리로 차입을 해야 할 것이고, 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또 향후 부채 상환을 위해서 민간 부문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을 우려하기도 합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옥스퍼드대학에서 금융사를 전공한 에드워드 챈슬러는 "혁명 이후에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코로나 팬데믹도 유사하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인플레로 채무자 부담은 줄어들고 부의 불평등도 조정될 수 있지만, 부담이 줄어들고 이자율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며 그 기간에 발생하는 폐해는 측정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모든 경제 주체가 올라가는 물가만 좇아가면서 경제가 작동을 멈추게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때문에 코로나 19 대응책으로 부양책을 꺼낼 때 정부는 그 이후에 대한 부담도 함께 보여주고, 또 그 부담에 대해 납세자들이 한 번 더 생각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만약 인플레이션이 닥쳐온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전통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코로나 19 이후 변화된 패러다임에 맞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많은 이들이 공감을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것 같습니다. 또한 아직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라 대처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록 당장에 대처할 방법을 찾지는 못한다고 해도 미리 대비하는 마음가짐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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