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돈 이야기 - 부자와 부자들에 대한 이야기
부자에 대한 평가
서점에 가 보면 부자에 관한 책은 차고 넘칩니다. 이렇게 부자에 대한 책이 많다는 것은 일반인들의 부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뜻인데, 부자들은 부자가 아닌 사람들이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 궁금합니다.
한편 부자들과 관련한 책들을 살펴보면, 부자들을 향한 시선이 부정적인 것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빈부의 격차 문제, 소득과 분배의 불평등·불공정 문제 등 한마디로 '가난한 사람은 부자들이 만들었다'는 내용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부자를 비판하는 책들이 많습니다.
단순히 시기와 질투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사실이 그런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물론, 부자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많이 있습니다. 일부 유산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도 있지만, 자기의 힘으로 '자수성가'한 부자들은 존경받아 마땅하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자들에 대해 특별한 감정이 없는 것 같이 보입니다. 시기나 질투를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존경하지도 않습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 중에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 노래 잘하는 사람, 춤 잘 추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돈을 잘 버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내가 글을 잘 쓰고 싶으면 책을 많이 읽고, 글 쓰는 연습을 많이 하면 됩니다. 또 글을 잘 쓰는 사람에게 배우거나 그 사람이 쓴 글을 읽고 따라해 보기도 합니다.
돈을 많이 벌고 싶거나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돈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고 부자들이 부자가 되기까지 기울였던 많은 노력들을 이해하고 그들만큼 혹은 그들보다 더 노력한다면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심화되는 소득 격차
<포브스>가 선정한 억만장자 명단에 따르면(미국의 경우), 최고 갑부들의 자산은 지난 10년에 걸쳐 두 배로 늘었다고 합니다. 10년 전, 이들은 1조 달러의 자산을 주물렀는데, 지금 이들이 소유한 부는 2조 달러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 일부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미국의 상위 1%는 현재 미국 전체 부의 3분의 1을 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인 토마스 피케티(Thomas Piketty)가 2014년에 출간한 저서 '21세기 자본(Capital in the Twenty First Century)'에서는 소득의 분배와 그 불평등 그리고 부의 분배 및 부와 소득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데, 만약 그의 주장이 맞는다면 부는 앞으로 더욱 편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득 격차를 살펴보는 다른 방법은 지니계수(Gini's coefficient)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지니계수는 0부터 1까지로 나타냅니다. 0은 모든 사람의 소득이 똑 같은 경우를 의미하고, 1은 한 사람이 소득을 몽땅 차지한 경우를 가리킵니다. 일반적으로 지니 계수가 0.4를 넘으면 소득분배가 상당히 불평등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지니계수는 1950년에 0.38 정도였다가 1970년에 0.35로 하락했고 2010년에 0.45로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 60여 년간 재정적 불평등이 상당히 증가했음을 보여줍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2013년에 0.302, 2018년의 지니계수는 0.345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소득분배의 불평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가 발간한 '2019 글로벌 웰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성인 1명당 평균 자산은 17만5,020달러(약 2억600만원)이며, 한국에서 100만 달러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성인은 74만1,000명이고, 글로벌 'Top 1%'에 포함되는 한국 성인은 80만6,000명이라고 합니다. 'Top 10%'에는 1,230만8,000명의 한국 성인이 포함되었는데, 1인당 성인의 평균 자산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균을 훨씬 웃돌고, 서유럽 국가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개발도상국의 경제 문제와 이들 나라들의 연구원들을 연수시켜 주는 국제연합대학 부설기관인 세계개발경제연구소(WIDER)가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한 연구 결과에는 2008년 소득 상위 1%가 세계 총자산의 40.1%를 소유했는데, 이는 미국의 경우보다 높은 비율입니다.(Billionaire: Reflections on the Upper Crust, Darrell M. West, 2016)
높은 정치 참여율과 일반인들과 다른 견해
부자들은 일반인들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정치 활동에 참여합니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대통령 투표율이 일반인들의 두 배에 이르고, 정치에 대한 관심이 클 뿐만 아니라 정치인들에게 선거자금을 기부한 비율도 일반인들보다 월등히 높았다고 합니다. 이유는 분명해 보입니다. 부자들은 정치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인식하고 있으며, 정치에 참여하면 이득을 보고 스스로의 견해를 표출하는 한편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를 통해 변화를 이루기는 요원하다며 정치에 냉소적인 일반인들과는 달리, 부자들은 정치를 매우 중요시하고 국가적·세계적 이슈에 영향을 미치는 수단으로 생각합니다. 부자들에 대한 분석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최고 부자들의 견해가 보통 시민들과 매우 다르기 때문입니다.
일반인들의 87%가 모든 아이들이 훌륭한 공교육을 받도록 하기 위해서 정부가 필요한 만큼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 반면, 상위 1%에서 그렇게 생각한 비율은 35%였습니다. 민간 부분에 일자리가 없을 경우 정부가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견해, 정부가 실업자들이 생활수준을 유지하도록 해줘야 한다는 견해, 보편적인 건강보험 시행을 위해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다는 견해에 관한 찬성비율도 일반인들보다 부자들에게서 낮게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비록 미국의 경우지만, 자산이 많은 사람일수록 사회적 기회, 교육, 건강보험 등 다양한 이슈와 관련하여 일반인들보다 훨씬 보수적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의 경제적·사회적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할 일이 있을 때조차도 이들은 공공 부문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사회복지 정책들의 예산에 대한 삭감을 선호할 확률이 높습니다. (Billionaire: Reflections on the Upper Crust, Darrell M. West, 2016)
이처럼 부자들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보이는 이런 현상들은 일반인들도 알고 있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글에서는 우리나라의 '자수성가' 부자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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