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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돈 이야기 (Happy Money Story)

투자에 대한 이야기/주식 투자 이야기 +32

안녕하세요.

 

오늘은 금요일입니다. 이번 주도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주식투자와 심리효과에 대해 이야기 해봅니다.

 

결정후의 인지 불협화

중요한 물건일수록 사기 전에 많은 조사도 하고 고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 결정했다 하더라도 일단 사고 나면 아쉬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상품간의 뚜렷한 차이가 없는 시대에는 구매 후 아쉬움이 더욱 큽니다. 이것을 '결정 후의 인지적 불협화'라고 합니다. 이런 불협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구입한 물건을 팔고 다른 상품을 구입하든지, 아니면 자기의 선택이 베스트였다고 생각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묻지마 투자자가 아닌 한 누구나 많은 노력 끝에 종목 선택을 하게 됩니다. 밤늦도록 차트도 살펴보고, 기업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아는 사람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합니다. 하나의 정보라도 놓칠세라 인터넷 사이트란 사이트는 다 돌아다녀 보고 증권 사이트의 게시판이란 게시판은 죄다 기웃거려 봅니다. 한마디로 종목 선택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고 상당한 노력을 들여 이루어집니다.

 

한정된 돈으로 선택을 해야 하니 이래저래 개미는 괴롭습니다. 하지만 결국 어떤 종목을 선택합니다. 대개의 개미는 주식이 아니라 현금을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불안합니다. 또 분산투자를 하지 않고 한 번에 몰아서 주식을 삽니다. 문제는 주식을 사고 난 후입니다. A와 B종목 중 고민 끝에 일단 종목을 선택하고 나면 개미의 마음속에서는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가 진행됩니다.

 

우선 결정후의 인지 불협화가 생깁니다. 만일 A종목을 선택했다면 B종목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협화가 생깁니다. A종목이 B종목보다 단점이 많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럴 때 A종목이 떨어지고 B종목이 오르는 기미라도 보이면 인지적 불협화는 극에 달합니다. 아이고 저걸 살 걸 하고 땅을 칩니다. 이런 경험은 누구나 한두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생각을 바꾸는 것이 쉽다

이렇게 인지적 불협화가 생기면 불협화를 해소하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A종목을 팔고 B종목을 사는 것과, A와 B종목에 대한 인지를 바꾸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 경우 A를 팔고 B를 사는 것은 행동의 차원이지만 인지를 바꾸는 것은 생각만 바꾸면 되는 것이므로 보통의 사람들은 대부분 생각을 바꾸게 됩니다. 즉 B의 장점을 깎아내리고 A의 장점을 더욱 강조하는 프로세스가 개미의 마음속에서 진행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통하여 A에 대한 매력도가 증가될 뿐만 아니라 A에 대한 평가 자체도 높아져 심지어 대박주라는 환상을 갖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보면 주가가 웬만큼 떨어지더라도 손절매를 하지 못합니다. A라는 주식에 대한 잘못된 확신이 생김으로써 A종목과 결혼한 격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이쯤 되면 할 수 없이 A종목을 끼고 살 수밖에 없습니다. 주식이란 종목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기'를 사는 것이라는 주식 격언을 정면으로 어기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의 심리

K씨는 직장 상사인 L씨와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L씨 때문에 회사를 그만 두려고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월급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니고 있는 처지다보니 매일이 지옥 같은 시간들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상사인 L씨가 A종목을 샀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당장 주가를 확인해보니 A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K씨는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 놈의 주식 하한가나 가버리지 주제넘게 상한가가 웬 말이냐"는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다음날부터 K씨는 주가를 확인할 때마다 자신이 보유한 종목보다 A종목의 주가를 먼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A종목이 하한가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장기 투자자를 자처하는 사람이니 팔았을 리는 없고 잘됐다." K씨는 콧노래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A종목은 과거 K씨에게도 짭짤한 이익을 안겨주었던 종목이라 지금도 관심주에 편입시켜 놓고 동태를 살피는 종목이었지만 지금은 A종목이 오르는 것을 바라기는커녕 연속 하한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심리도 결국 인지의 불협화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즉 상사를 싫어하는 인지와 A종목을 좋아하는 인지가 서로 충돌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충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사를 좋아하거나 A종목을 싫어하든지 두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이럴 때 어느 편이 쉬운지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분명합니다.

 

주식은 위험한 상품

사람들이 어떤 제품을 갖고 싶지만 사지 못하고 망설이는 이유는 잘못하면 손실을 볼 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입을 수 있는 손실은 다음의 네 가지가 있습니다.

 

 - 시간의 손실

 - 위험이라는 손실 : 신체적 위해를 입는 경우

 - 자아에 관련된 손실 : 주위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등 자존심이 상처받는 경우

 - 금전적인 손실

 

주식은 위에서 언급한 모든 손실을 맛볼 수 있는 아주 드문 상품 중의 하나입니다. 먼저, 주식만큼 구입에 시간을 잡아먹는 상품은 없습니다. 주식은 직접적으로 신체에 위협을 가하지는 않지만 간접적인 방법, 즉 주가가 대폭락함으로써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식투자에 실패했다고 동정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동정은커녕 한심한 놈이라는 욕이나 안 들으면 다행입니다. 그리고 주식투자에 실패하면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 정도가 아니라 사람이 망가지기도 합니다.

 

 

이처럼 주식이야말로 모든 상품 중에서도 가장 리스크가 높은 상품이며, 우리 모두가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이런 리스크 투성이의 주식으로 돈을 벌려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하고 각종 인지적 불협화에 시달리고 있는 것입니다.